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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권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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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가해 2009. 3. 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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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겨레 유머? 덴장 모르겠다.>














근래 상가집을 자주 가다보니 경사에 가지 않는 나로서는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이 많다.
결혼식장에서 아기 돌집으로, 이제 상가집 출입이 늘어나는 추세인지라 간만에 보는 친구들이 늘긴 늘었다.
그 중엔 결혼한 후배들이 드글드글 한데, 이들의 첫대면은 늘 이렇게 시작된다.

"형, 장가 안 가요?"
"사귀는 사람은 있어, 형?"
^^;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한둘은 있는 애기엄마들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애기아빠들이 서로 비슷한 이유로 결혼을 종용하는데 그 이유는 이렇다.
"부인이 노산이자너, 고생이야." 동병상련의 충고되겠다.
그러나 노산을 걱정하는 이유가 단지 산모의 건강을 걱정해서 하는 거라면 뭐 그냥 고개 주억거리면 되겠지만,
이유는 산모가 아닌 태아에 있는 듯하고, 산모의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덜 떨어진 아이를 낳게 된다는,
어찌보면 인간의 출생을 조망하기 보단 상품의 생산을 조망하는 듯해 좀 찝찝하다.

"다 늙어서까지 애들 뒤치닥거리 할 거야?" 늘어나는 교육비에 대한 암울한 현실의 한탄되겠다.
이 역시 엄마나 아빠나 아이가 인간세상에서 인간으로 살아가려면 그럴듯한 포장이 필요하다는,
또이또이한 매한가지 소리라 듣고 있노라면 껄쩍지근하다.

여튼 대부분의 노총각들은,
"나라고 왜 결혼하고 싶지 않겠냐?"인가 본 데 난 좀 다른게 이들의 표적이 되는가 보다.

"글쎄, 별로... 애는 더더군다나..."
이게 나의 시덥잖은 반응이다.
이거 말고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긴 한데, 뭐 그리 큰 차이는 없다. 대강이 부연이기에.

사람들이 말하는 결혼의 장점은 대강 '안정감'이다.
혼자서 살 수 없으니 지지고 볶고 싸우더라도 둘이 사는 게 좋단다.
이건 나두 그다지 반대하지 않는다. 아니 절실히 동감한다. 
문제는 '그게 왜 결혼제도여야 되는 건데?', 허나 이 문제를 걸고 넘어지기가 이젠 좀 귀찮을 뿐이다.
결혼 외에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던 기혼들과 얘기한다는 건 많은 에너지를 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결혼의 단점을 모르는 게 아니다.
곁에서 얘기하는 거 들어보면 결혼생활 얘기가 죄다 죽상이다.
매주 있는 집안행사에 치여 죽겠다는 둥,
어린이 집에서부터 학원까지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는 얘기가 즐비하게 된다.
얘기가 비용 마련을 위한 재테크에 이르게 되면 첫머리를 장식했던 내 '혼사'얘기는 온데 간데 없고,
나 역시 그 자리에서 조용히 퇴장하거나 입다물고 명상한다.
그런 내가 좀 그랬는지 끝은 또, "이게 행복으로 가는 과정 아니겠냐."다.
ㅡ,.ㅡ;; 행복을 알고 하는 말인지 원.

왜 결혼을 술잔 권하듯 권할까?
오랜만에 만나 화제꺼리가 없어 그렇다지만 '너도 함 당해봐라' 심보?
아님 국가에서 열심히 홍보한 덕에 우리나라가 심각한 저출산국인 걸 알고,
나라의 흥망을 걱정하는 애국심의 발현으로?

'나 잘 돼라'고 하는 소리가 왜그리 듣기 민망하고 거북한지 모르겠다.
하늘아, 권혼가나 만들어 불러라.
돈 궁하다고 예능판이나 기웃거리지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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