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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북경과 한양의 차이, 홍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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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가해 2013. 5. 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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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과 한양의 비교

 

 

구글에서 베이징의 옛날 지도를 찾아보니 8개로 조각난 그림파일이 있길래 포토샵으로 붙여보았다. 원래는 베이징은 종묘 사직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를 알아보려고 했었는데 결국 베이징과 한양의 중요한 차이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선 공통점은 명나라의 자금성이나 조선의 경복궁이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건국은 명나라가 조선보다 빠르지만, 명나라는 원래 남경에 도읍을 정했다가 나중에 북경으로 올라오는 바람에 경복궁이 자금성보다 먼저 지어졌다.

 

그래서 경복궁이 자금성을 베껴서 만들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누가 그러더라는..

 

또 한 가지 공통점은 서쪽에 사직(땅과 곡식의 신) 동쪽에 종묘(조상신)를 배치했다는 점이다. 이런 배치는 주나라의 제도를 다룬 주례(周禮) 라는 책에 ‘임금이 궁궐을 등지고 봤을 때 오른쪽에 사직, 왼쪽에 종묘’라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고려시대 개경도 종묘와 사직이 이런 구도로 배치되어있다)

 

베이징의 종묘, 사직은 찾다가 지겨워서 결국 중간에 그만뒀는데.. 지도를 보면 자금성 왼쪽아래에 선농단, 오른쪽아래에 천단이 있는 것이 보인다. 아무래도 그게 그거 같다.

 

 

중요한 것은 차이점인데..

 

첫째, 서울은 동그랗고 북경은 네모났다.

 

서울은 백악산-인왕산-남산-낙산으로 동그랗게 이어지는 자연지형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외곽에 동그란 성을 쌓았고 그 동그란 성 안에 펼쳐진 넓은 평지에 도시를 설계했다. 반면 북경은 그냥 끝도 없이 펼쳐진 드넓은 평지위에 네모난 성을 쌓고 길도 반듯반듯하게 네모남을 유지하고 있다.

 

둘째, 서울의 4대문은 ‘인의예지’라는 성리학의 철학을 담고 있으나 명나라의 그것은 별로 그런 것 같지 않다. 도대체가.. 별로 성리학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보기엔 결국 서울이 더 문학적이다.. 겉보기엔 네모 반듯한 것이 훨씬 더 계획적인 도시 같지만 사실 ‘도시에 인문학을 입힌다’는 관점에서 보면 서울이 훨씬 더 풍부한 의미를 담고 있고.. 이런 의미에서 서울이 더 정신적인 계획이 많이 가미 되었다.

 

이것은 성리학의 원조는 중국이지만, 그 성리학 혁명을 이룬 것은 조선이었기 (이 비슷한 얘기 어디서 많이 듣던 것 같은데? ㅎㅎ) 때문이다. 즉 조선이 훨씬 더 성리학에 미쳐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번째가 내가 발견한 중요한 차이인데 ..

베이징의 정 중앙은 자금성이 차지하고 있지만, 서울의 정중앙은 경복궁이 아니라는 점이다. 서울의 정 중앙은 보신각이다.

 

옛 서울의 모든 길은 결국 보신각으로 통한다. 4대문을 통과해서 계속 직진하면 무조건 보신각을 만날 수밖에 없다.

 

부연하면, 임금이 아니라 ‘인의예지신’의 마지막 개념인 신(信)을 공간 철학의 가장 중심적인 가치로 삼았다는 얘기다. 임금님은 천하의 중심이 아니라 백악산 밑에 즉 왼쪽 상단에 갖다 박았다.

 

보통 ‘인의예지신’이라고 하지만 .. ‘인의예지’와 ‘신’은 좀 개념적인 위상이 다르다.

인의예지는 각각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 (어라 다 외워지는군) 이라는 인간의 ‘선한 본성’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이것들의 결과 구현되는 최종 결과물이 믿음 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인의예지의 4대문을 통과한 길들이 결국 보신각으로 집결하는 도시설계의 인문학이 완성되는 셈이다.

 

사실 세상이란 하나의 ‘신뢰체계’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쓰는 화폐, 은행제도나 언어체계..부터 일상적인 법질서, 행정과 무역 유통 과정 등 거의 삶의 모든 부분이 무형의 ‘신뢰’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신뢰를 전제로 ‘사회연대’가 형성된다. 국가가 지켜야할 궁극의 가치가 ‘신뢰’인 셈이다.

(삼강오륜이라는 것도 결국 여러 가지 개별 관계에서 필요한 신뢰의 양상을 나열한 것일 뿐이다.)

 

국가의 중심인 도읍. 그 도읍지의 중심에 신뢰를 보호하는 누각(=보신각)을 설치해놓고 매일 같은 시간에 종을 쳐대는.. 인문학적 의미를 지니는 도시가 서울이었던 셈이다.

 

 

총평을 해보면, 결과적으로 도시 설계의 인문학적 처리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자연 지형과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베이징 보다 서울의 설계가 훨씬 더 재미있다. 베이징은 넓은 평지위에 거대한 규모로 지어진 네모반듯한 도시일 뿐이다. 뭔가 깊이 있는 정신노동에서 비롯된 창작의 흔적보다는 물량으로 승부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래서 그럴까? 주관적인 느낌이겠지만, 조선의 성곽이나 건축물들은 좀 자연스러운데.. 중국의 옛 건축물들은 왠지 오바한 느낌? 가공된 느낌이 나고 자연스런 맛이 없어 보인다.

 

 

물론 옛 서울의 4대문이 정확하게 ‘인의예지’라는 성리학적 옷을 입고 있지는 못하다.

 

원래 정도전의 구상은

 

동- 흥지문

서- 돈

남- 숭

북- 홍

 

을 만들어서 인의예지를 완성하는 것이었는데.. 누군가 북대문을 홍지문으로 하는 것에 반대했다고 한다.

 

반대의 이유는 지(智)를 강조했을 경우, 백성들이 너무 똑똑해 지게 되고 그 경우 계급질서 유지에 도움이 안된다는 주장 때문에 그랬다는 설도 있고, 어느 풍수지리학자가 ..북쪽이 음기가 강해 북쪽에 문을 열어두면 도성의 여자들이 음란해진다! 는 재밌는 주장(?)을 하는 바람에 숙정문으로 했다는 설도 있다. (문도 닫아버렸다고 한다)

 

어쨌든 결국, 논란 끝에 홍지문은 북대문의 이름이 아니라 정북 방향에서 약간 빗나간 각도에 위치한 다른 문 (북대문 근처의 다른 문)의 이름이 되었고,(홍지문이라는 문이 있기는 있다!) 북대문 즉 청와대 뒷산에 나 있는 문의 이름은 숙정문(혹은 숙청문)이 되었다.

 

정도전에게는 아마도 정말 환장할 노릇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남대문 공사 완료 기사를 보다가 여기까지....

 

copy left

 

<출처 : 홍자루님 블로그>

 

 

 

 

 

 

 

 

 

 

 

 

도전 만한 인물이 즐비했을 나라, 조선.

보수가 판치고 있는 한국이란 나라엔 인의예지를 실천하는 윗대가리를 찾아볼 수가 없으니.

절차만 민주적이면 사기꾼 도둑놈도 대통령이 되는 세상.

뭐 조선이라고 이러지 않았겠냐만은 이건 해도해도 너무 해.

세상에 나쁜 것 투성이라고 테레비에서 떠들고 있지만,

정작 테레비만큼 나쁜 게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엉망인 세상.

듣보르잡이 SNL코리아 최일구, 안영미와 tvN의 사주 CJ까지 고소했단다.

훼손될 명예나 있는 사람인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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