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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정부릴 게 따로 있다.

음악방

by 한가해 2008. 9. 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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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러분께서 듣고 계신 이 노래는
존 레논이 1971년에 발표한 "I don't want to be a soldier, mama"입니다.
그러니까 "엄마, 나 군인되기 싫어"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게지요.
혹자는 이 노래가 베트남 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70년대에
전 세계(라고 일컬어지지만 사실은 서방세계와 일본 정도를 말하는,
즉 제2차 "세계" 대전이라 불리는 전쟁을 신나게 해대던 "그 세계")를 후끈 달구었던
68혁명 이후에 고양된 반전운동의 흐름 속에서 읽으려 하겠지만,
사실 이 노래는 그런 노래가 아니랍니다.

가사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지요.
우선 전체를 음미해봅시다.
Well, I don't wanna be a soldier mama, I don't wanna die
Well, I don't wanna be a sailor mama, I don't wanna fly
Well, I don't wanna be a failure mama, I don't wanna cry
Well, I don't wanna be a soldier mama, I don't wanna die
Oh no, oh no, oh no, oh no

Well, I don't wanna be a rich man mama, I don't wanna cry
Well, I don't wanna be a poor man mama, I don't wanna fly
Well, I don't wanna be a lawyer mama, I don't wanna lie
Well, I don't wanna be a soldier mama, I don't wanna die
Oh no, oh no, oh no, oh no, hey!

Well, I don't wanna be a soldier mama, I don't wanna die
Well, I don't wanna be a thief now mama, I don't wanna fly
Well, I don't wanna be a churchman mama, I don't wanna cry
Well, I don't wanna be a soldier mama, I don't wanna die
Oh no, oh no, oh no, oh no, oh no, hey!

Oh well, I don't wanna be a soldier mama, I don't wanna die
Well, I don't wanna be a sailor mama, I don't wanna fly
Well, I don't wanna be a failure mama, I don't wanna cry
Well, I don't wanna be a soldier mama, I don't wanna die
Oh no, oh no, oh no, oh no, oh no
자, 그럼 지금부터 한 줄씩 같이 읽어가면서 이야기를 나누어볼까요?
Well, I don't wanna be a soldier mama, I don't wanna die.
아, 엄마 나 군인되기 싫어, 죽기 싫단 말이야.

해석문(-_-;)에서 알 수 있듯이 처음부터 대놓고 군대가기 싫다고 잡아뗍니다.
'특수상황' 들먹이며 불합리한 구조를 유지,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자살처리,
인권 침해하기를 밥에 물말아먹듯이 하는데다가,
무엇보다도 그 젊고 가장 일 잘할 나이에 부려먹으면서도
말도 안되는 봉급을 쥐어주는 한국에서는
저 문장이야말로, 군 징집 대상에 놓인 젊은이들의 폐부를 후벼 파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 노래는 2008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정서를 담고 있달까요.

계속해서 볼까요
Well, I don't wanna be a sailor mama, I don't wanna fly.
아, 엄마 나 선원 되기 싫어, 날고 싶지 않단 말이야.
이거 뭐, 뚱~딴지 같은 소리군요.
날기 싫으면 비행기 승무원이 되지 말아야겠지요~
군대 가기 싫은 마음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다음 보겠습니다.
Well, I don't wanna be a failure mama, I don't wanna cry.
아, 엄마 나 실패자 되기 싫어, 울고 싶지 않단 말이야.
군대문제도 문제지만, 9월 위기설이 마치 현실처럼 다가오는 지금,
우리 88만원 세대에게 '실패'란 얼마나 가까운 말이란 말입니까.
무릇 입대를 앞둔 청년들에게 앞으로 뭘 해먹고 살아야 하는가 하는 것은
크나큰 질문이 아니지 않을 수 없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고 싶군요.

하지만 이 노래의 압권은 역시 마지막 부분 되겠습니다.
Oh no, oh no, oh no, oh no
여기서 해석에 주의하십시오.
이건 단지 "싫다 싫어"를 외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 중의적인 말장난이 있음을 간파하셨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저것은 그냥 "싫어"가 아닙니다.
존 레논이 자기 부인 "오노 요코"의 이름을 외쳐부르는 대목인게지요.
우리는 이 시점에서 굉장히 널리 알려진 클리셰 하나를 떠올려야겠군요.

유격훈련 중인 한 군인, 훈련교관에게 질문을 받습니다.
"애인 있습니까!"
"네, 있습니다."
"애인 이름을 크게 외치며 앞으로 나갑니다, 실쉬!"
"오노~~"

이제 여러분은 왜 이 노래가 한국에서 70년대에는 금지곡이었는지
진정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

사는게 뭐 이러냐.


<출처 : 망다방님 블로그>









밥 남기면 지옥에서 다 먹어야 된다는 말, 정말일까?
정말 그랬음 좋겠다.
드래곤볼처럼 이승과 저승에서 실시간 통화가 가능한 날이 온다면 꼭 실황중계됐음 좋겠다.
결실의 계절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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