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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중단 촉구 전국사제단 기도회(5/17, 명동성당 들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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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가해 2010. 5. 1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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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가 강도 사람도 다 죽습니다!”
 
4대강사업 중단 촉구 전국사제단식기도회
 
 
전국의 신부님,
수녀님들과 수사님,
그리고 모든 교우님에게 다급한 심정으로 이 글을 드립니다.
 
얼마 전 주교님들에게 4대강사업의 진실을 알려드렸던 토목학 전문가의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소위 ‘4대강살리기’의 전모와 실상을 알고는 하나같이 몸서리를 쳤습니다. 이러다가 “강도 사람도 다 죽게 되었구나!”하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습니다. 자연 파괴로 말미암아 벌어질 재앙도 무서웠지만 어째서 우리 시대의 인간성이 이토록 잔인하고 끔찍해졌는지 그게 먼저 무서웠습니다.
 
며칠 후 우리는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을 맞게 됩니다. 80년 빛고을에서 저 무서운 학살극이 벌어지던 날도 요즘처럼 푸르고 맑은 성모성월의 화창한 봄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아름다운 강어귀 곳곳에서 몽둥이로 시민들의 머리를 깨고 대검으로 가슴을 찔러대던 ‘화려한 휴가’보다 훨씬 더 끔찍한 재앙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마치 그날의 계엄군들이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으로 재무장하고 돌아오기라도 한 듯 섬뜩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1980년 5월 19일, 금남로 가톨릭센터 6층 집무실에서 계엄군들의 잔악하고 무자비한 탄압행위를 목격한 윤공희 대주교님이 발만 동동 굴렀을 뿐 뛰어 내려가지 못했던 그날의 미안함과 부끄러움을 고백하신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잠 못 이루고 노심초사하실 줄 믿습니다만 이런 현실을 우리가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신앙과 양심에 따라 해야 할 일은 도대체 무엇인지, 더욱 근원적으로는 교회가 무엇이고 사제는 누구인지 거듭해서 묻게 됩니다.
 
재앙의 전조들이 서서히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4대강을 살릴 희망은 남아있습니다. 교회가 먼저 하느님께 속죄하고 세상의 모든 영혼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면 대한민국이 돈의 마법과 주술로부터 벗어나 사람의 길, 생명의 길을 되찾게 될지 모릅니다. 아니 그렇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광주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를 도와주십시오.”하고 외치던 어느 여학생의 절규를 떠올리며 전국의 모든 신부님들에게 호소합니다. 다음과 같이 명동성당에서 전국사제단식기도회가 시작됩니다. 부디 많은 신부님들의 동참을 기다립니다. 작년에 용산을 찾아와 주신 그 정성 그대로 달려와 주십시오. 하루라도 좋고 한 시간이라도 좋습니다. 작년 우리의 줄기찬 기도로 참사의 상처가 그나마 아물었듯이 이번 우리의 기도 역시 찢겨 죽어가는 불쌍한 생명들에게 구원의 손길이 될 것입니다.
 
 
4대강사업 중단 촉구 전국사제단식기도회
 
장소 | 명동성당 들머리
개막미사 | 2010년 5월 17일(월) 15:00
 
언제나 그랬듯이 수도자, 교우 여러분의 기도와 환한 미소는 곡기를 끊는 사제들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저희와 함께 하여주십시오. 명동성당에서 기다리겠습니다.
 
 
2010. 5.13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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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사회가 곪고 썩어들어갈 때마나 나와주셔서 고름 짜주시니 감사드릴 따름.
시끄럽게 해드려 죄송하고, 스스로 해결 못해 송구할 뿐.
죄송한 마음으로 동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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