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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수출 건이 좌초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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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가해 2010. 4. 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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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리멜마스터의 전설>













과욕이었다.
솔직히 욕심이 앞섰다. 수출실적을 요구하는 곳이 너무도 많았기 때문이다.
가격도 밑지는 선에서 그냥저냥 밀어붙일 생각이었다.
다른 곳에서 메꾸자는 심산이었다.
디자인작업만 3주, 박스는 이미 1,500장 발주, 창고에 쌓아놨다.

그런데, 결제시기가 마음에 걸렸다.
주변에서 친구에게 사기당한 사례까지 얘기해주신다.
돌다리도 오함마로 두들길 필요를 느꼈다.
여기저기 주변에 통지를 넣었다.
들어오는 정보에 비교하는 자체가 어처구니였다.
그래도 '하지 말자'는 '하자'에 비해 터무니없이 작았다.
그래 과욕이었다.

마지막 단계, 계약.
계약서 사본을 보내줄 것을 요청한지 며칠이 지났다.
직접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본을 메일로 받아 지인에게 검토를 의뢰했다.
"무슨 계약서가 이래?" 돌아온 답이었다.
형식은 그럴싸한데 알맹이가 없단다.
명시할 사항을 조언받고 아리송한 부분을 문의하려 다시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제8조 특약'
내용인즉슨 3콘테이너 분량을 홍보를 위해 각자 지원부담하자는 글귀였다.
'1콘테이너에 가격이 얼만데 그걸 홍보하라고 준단 말인가. 설마 이건 아니겠지?'
그런데 그거였다.
미리 대표님과 상의가 끝난 얘기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정중히 거절을 비치고 전화를 끊었다.
아, 과욕이었구나.

동판작업을 잠정 스톱시켰다. 박스는 창고에 재고로 오랜동안 남을 것이다.
그래 수업료다. 예상 피해액에 비해 값싼 수업료.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도 미심쩍어 그들과 거래했다는, 아니 자신들의 공장이었다는 곳에 전화를 걸었다.
상표권 문제로 폐쇄됐다는 공장은 잘만 가동되는 상태였다.
하루에 1 콘테이너씩 일본에 딜러를 통해 수출하고 있는 유수의 기업이었다.
가격 면에서부터 결제조건과 시기까지, 이것저것 상담에 응해주셨다. 고마웠다.
한편으론 값싼 수업료였구나,하는 안도감이 흘렀다.
역시 과욕이었구나.

그래도 언젠간 밟아가야할 길이다.
이 정도의 수확(?)이면 다시 그 길을 가는데 작은 도움은 되리라 본다.
일본이건 중국이건 할 것 없이 선적 전 입금을 최 원칙으로 삼아야 하며,
발주량의 기준 역시 중요할 듯하다, 그게 최소 물량일지라도.

우는 소리할 필요없다, 당당하게 요구할 건 요구하자.
어차피 늙어지면 그게 그거다.
길게 보고 앞길 흐트러짐 없이 걸어가자.
물량에 장사없다(최연성)지만, 세월에도 장사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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