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가 훌쩍 지났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빼앗겨 버린 유가족들은 지난 1년 간 '비일상' 속에 내던저져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비일상'을 '일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아이에게 무언가 할 말이 있어야 합니다. 너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너의 희생으로 세상이 좀 더 안전한 세상으로 바뀌었다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 진상규명하고 안전한 사회 만들어 편히 일상으로 돌아가시게 하자.

지겹다, 그만둬라 하는 걸 보고 있으면,

누가 누구의 발목을 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만 놓아 드리자, 좀 짐 내려놓고 쉬시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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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년, 엄마를 투사로 만들었다.

Posted by 한가해 기록방 : 2015. 4. 22. 19:44

 

 

 

 

 

 

 

 

 

 

 

 

 

 

 

 

 

 

 

 

 

 

 

 

 

 

 

'태극기 방화(?)'로 종편은 세월호 1주기 추모집회를 가볍게 방어했다.

그 뉴스 한 꼭지로 세월호 집회는 반국가적 행위로, 참가자는 불순세력으로 매도되고 있다.

정부 측에서 심어놓은 쁘락치라는 설도 있던데,

그 청년에 대한 인터뷰는 슬로우뉴스(http://slownews.kr/39897)에서 볼 수 있다.

 

불법집회와 폭력행위에 대해 다들 히스테릭한데,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에 '불법'집회는 없다고 봐야 한다.

민주주의의 근간이 다원주의기 때문에 헌법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정부나 언론에서 소리 높여 '불법집회', '폭력집단', '불순종북' 외치니 그런갑다 하는 거다.

 

정부에 반한 의사를 표명하는 게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라 판단한 게 민주주의인데,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경찰의 공권력에 대한 성토는 없으니 이 나라가 북한과 다를 게 뭔지 알 수가 없다.

퀵서비스 오토바이나 시민의 이동을 막고 있는 차벽과 채증과 캡사이신을 뿌려대는 의경의 도발은 합법으로 포장되는가 본데,

이런 사회를 꿈꾼다면 북한으로 넘어 가시라들.

 

언론의 오보와 정부의 늦장 대처에 생때 같은 아이를 잃은 부모,

광화문 앞에서 잠시 뵌 유가족 어머니와 아버지는 투사가 되어 있었다.

가로막힌 차벽 아래로 쏜살같이 광화문 쪽으로 가는 그 분들의 뒷모습이 눈물 나게 한다.

누가 그들을 투사로 만드는가?

가만히 있는 우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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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23 07:37 BlogIcon 하모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지합니다. 경찰 패고 경찰차 때려부수고 태극기 불태워야 진정한 민주주의 시민임을 모르는 무식한 놈들은 싸그리 민주화 시켜버려야 한당께요!!

  2. 2015.04.30 05:41 BlogIco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이번 시위때 신고지를 시청에서 불법으로 청와대진입한게 불법이고 의경분들 78명 부상이라네요.. 공공기물파손에.. 궁금한게 시위를할때 평화시위는 안되고 꼭 무력으로 시위를 해야하나요?

    • 아무개 2015.04.30 1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평화시위를 막은 건 애당초 불법인 차벽을 세운 경찰이죠.
      cctv 사용도 경찰이 저지른 불법이구요.
      스탈린이나 모택동 식 마녀사냥을 저지르는 걸 보면 우리 경찰이나 정부당국은 독재를 지향하는 게 아닌가 사료됩니다만...

    • BlogIcon 2015.05.01 14:21  댓글주소  수정/삭제

      차벽이 불법이라고 단정하셨네요.. 일반적인상황이라면 불법이겠지요 .. 먼저 거주이전의 원칙을 깨지않았다면^^ http://m.mediapen.com/news/articleView.html?idxno=74434 개인의 의견이지만 이론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차용시 문제없을것같아 링크겁니다

  3. 2015.04.30 05:49 BlogIco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민주주의 에있어서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불법집회란 말이 성립이안된다고하셨는데 이는 틀린말입니다.. 기본적으로 헌법에서의 자유는 침해회피가 기반된 자유를 의미합니다. 쉽게말해 남에게 피해를 주지말아야죠..인터넷이나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다고 누가 잡아가나요? 고성방가가 왜 죄인지 아시죠? 표현의자유라고 보시는건가요 설마..? 이번 집회의경우 일반 시민들에게 소음을주고 통행에도 방해가 되죠. 왜 정부에서 시위장소를 사전에 접수받는지 아시겠죠? 무작위 시민에 피해가 가지않도록한겁니다. 기물파손도 자유라고하실수도있는데 그거 다 우리세금입니다.. 명백히 당신 옆집아저씨의 세금, 주위사람들의 돈인데 시위대가 부순거죠.. 시위는 불법이아닙니다.. 협의된 장소를 바꾸며 파손하면 불법시위가되는거죠..

    • 아무개 2015.04.30 1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상위 법에 위반한 하위 법이나 법도 아닌 조례를 왜그리 고집하는지 모르겠군요. '상위 법이 우선한다' 정도는 중학교 때 배우지 않나요?
      민주주의는, 님 표현대로라면, 불법을 통해서 발전해 왔어요, 불법을 용인하는 것이 사회발전에 도움이 돼왔단 말이죠. 님이 말하는 피해자는 국민이지 시민은 아니구요, 가해자는 시위대가 아니라 그걸 조장하는 일개 정부잖아요.
      약자의 저항은 폭력이 아닙니다. 이건 유치원 때 배우지 않나요?

    • BlogIcon 2015.05.01 1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선 법에대해 알고 답글다시는건지 정말궁금합니다. 아직 법공부하는 학생이긴하지만 답변이 너무 말도안되서 제상식으로도 반론가능할것같네요 . 조례에대해 언급해주셨습니다. 불법집회와 일반집회에대해 규정해놓은건 집시법 8733호죠. 사실 여기서 문구가 통행인어게 방해가되지않는구역 등 헌법 2장 21조의 집회의 자유부분과 매끄럽지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때문에 2009년 5월 28일 실제로 헌재소에서 재판까지 간 사항이구요. 결과는 아실련지 모르겠지만. 헌재소에서는 사전 집회장소 통보를 주변수로 인식했죠. 사전에 협의장소를 통보후 길을 막고 소음을 내도 불법시위가 아니라고요. 이번집회 당연히 처음엔 불법시위가 아니었죠. 시위대가 사전 협의된장소가아니라 거주이전 하기전까진요ㅎㅎ 장소를 옮김과동시에 사전통보가 무실해지고 불법시위가 된거죠. 그리고 약자의저항은 폭력이아니라고요? 그건 누구에게 배우신건가요. 약자는 뭘해도폭력이아닙니까ㅋㅋ 이걸 제가 해명할가치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약자의저항도 안타깝게도 법과 절차에 준거되지않으면 폭력으로규정됩니다.. 이부분이 불만이시라면 헌법소원요청하시는게 빠르겠네요... 수고하세요

 

 

 

 

 

 

 

 

PART1 :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부실한 수색의 전말. "국가는 그들에게 '한'을 남겼다
PART2 : '인양'이라는 단어를 대통령이 입에 올리기 무섭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발표한 해수부. 국가는 그들을 기만했다.
PART3 : 아이를 잃은 부모들의 염원이 세월호 특조위를 탄생시켰지만, 출범조차 못하고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2015년 4월 16일.
우리는 망각과 투쟁하고 있는가.
우리는 순종에 저항하고 있는가.

 

 

 

 

 

 

 

 

기억은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잊혀져가는 퇴색물.

퇴색될 쯤 기억 저편의 기록을 끄집어 내주는 언론이 있어 다행이다.

그러니 강제 퇴색되라고 설레발 치지 마, 찌라시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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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별 헤는 봄, 박민규, 150408

Posted by 한가해 기록방 : 2015. 4. 9. 13:39

▲ “덮은 자도, 묻은 자도, 잊어버린 자도 공범임을… 나는 생각한다”

국화꽃처럼 쌓인 하루하루가 304명의 희생자 수를 이미 훌쩍 넘어섰다. 길고 잔인한 1년이었다.

유가족들은 여전히 광화문을 지키고 있다. 오랜 단식과 혹독한 겨울을 거치면서도 그들은 끝내 몇 개의 천막이 전부인 그 배를 포기하지 않았다. 한 배를 타고 하늘로 떠난 아이들의 부모들은 지상에서 또 단단히, 이렇듯 서로를 결박한 채 한 배를 타고 있다. 며칠 전엔 삭발식이 있었다. 누군가는 그들과 함께 울었고 누군가는 그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상황은 점점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접점도 해결점도 보이지 않는다. 정보를 얻는 경로에 따라, 혹은 저마다의 입장과 가치관에 따라 여론도 갈가리 찢어진 지 오래이다. 언론이 참 수고가 많았다. 몇몇 종편들의 노고가 특히 그러했다.

국가가 왜 국민을 구조하지 않았는가? 라는 질문에 아직 정부는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진실은 여전히 물속에 잠겨있고 진상 규명을 위한 노력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이대로는 진상 조사를 할 수 없다며 정부의 시행령안을 받은 특조위원장은 참아온 울분을 터트렸다. 특별법 마련을 위해 끌어온 노력의 결과가 이것이라 생각하면 허무하다 못해 실소가 나올 지경이다.

도대체 왜? 라는 메아리의 답은 끝내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간 이 참사를 단순 해상교통사고라고 규정해온 정부의 기조를 생각하면 더더욱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놀랍게도 이 상태로 우리는 1년이란 시간을 흘려보냈다. 사고의 원인 파악과 구조당국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지 않은 채 온갖 루머와 논란과 대립과 감정소모와 비방과 고소와 눈물과 설전 속에 또 한번 세월호를 수장시켰다. 그렇게 1년이 갔다. 700만에 가까운 국민의 서명도 숱한 단체들의 성명서도 정부는 외면했다.

전남 진도군 팽목항의 세월호 가족 숙소 울타리에 내걸린 노란 깃발이 갈가리 찢긴 채 바닷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온 국민적 바람을 담아 내걸린 깃발이다. 낡고 찢겨 몰골이 흉해진 깃발은 지난 1년간 대참사의 진상규명 및 세월호 인양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갈등과 실종자 가족들의 멍든 가슴을 대변하고 있다. | 서성일 기자


모든 고통과 혼란의 원인은 하나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서이다. 단 하나의 열쇠이자 너무나 당연하며 우선되어야 할 해결책을 정부는 피하고 있다. 도대체 왜? 누구도 이유를 알 수 없다. 1주기란 타이틀에 부담을 느꼈는지 느닷없이 정부는 ‘돈’을 들고 나왔다. 보상금의 성질을 살펴보니 받으면 입을 다물어야 할 조건이 붙은 돈이었다. 정말이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른바 혈세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무엇을 근거로 책정한 보상금인지 나는 묻고 싶다. 누구도 답변을 못할 것이다. 또, 해서는 안될 답변일 것이다. 금액의 액수를 크게 키워 언론이 또 앞장을 섰다. 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헤드라인만으로 정보를 취한다는 사실을 나도 안다.

상황이 여기에 이른 책임이 유가족들에게 있다고 여기는 사람도 많다. 가족들의 배후에 종북세력이 있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들려온다. 빨갱이들은 죽여야 하며 남한에서 활동하는 간첩이 몇 만명에 이른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다. 당신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 그러나 나는 묻고 싶다. 활동하는 간첩이 몇 만명에 이르는데 간첩을 또 조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참사를 이겨낸 선진국들의 사례를 들며 말 없이 고통을 이겨내는 성숙한 태도를 배워야 한다는 의견도 존중한다. 하지만 나는 묻고 싶다.

9·11 테러 당시 자국의 국민을 구조하다 희생된 소방관들의 수가 343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묻고 싶다.

똑같이 구조에 실패한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를 예로 든다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단언컨대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상황보고를 받은 지 7시간 만에 회의장에 나타나 알프스에 사람들이 떨어졌다는데 찾기가 그렇게 힘드나요? 같은 대처를 하지 않았고, 관련 공항의 관제탑이 제출한 통신·항로기록에 편집이나 누락된 구간이 있을 리 만무하며,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구조현장을 차단하고 구조경험이 전무한 민간업체에 일을 맡길 리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독일 정보국이 평소 여객기 운영을 관리하고 이런저런 사항들을 꼼꼼히 지적해온 문서 파일이 나올 리도 없을 거며, 보상금에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조건 따위가 있을 리 없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그들은 진상을 최우선으로 규명한다. 내 가족이 어떻게, 왜 죽어야 했는지를 아는 일이야말로 유가족이 비로소 가슴에 희생자를 묻을 수 있는 인류, 인간의 공통된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1주기를 맞이하는 마음이 그래서 한없이 참담하다. 살릴 수 있었던 304명의 목숨을 넋놓고 수장시킨 정부가, 1년이 되도록 진상 규명조차 하지 않는 정부가, 겨우 들고 나온 것이 돈이라는 사실에, 아니 정확히는 돈을 간판으로 한 언론플레이란 사실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정부를 향해 묻고 싶다. 당신들 대체 뭐하는 인간들인가?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덮고, 묻고, 잊음으로써 현대사를 건너온 민족이다. 나는 정부의 대처가 이 오랜 습관에서 비롯된 적폐일 거라 생각한다.

그들은 또 이 문제를 덮으려 한다. 묻으려 하고, 적당히 시간이 흐르면 모두가 잊을 거란 걸 알고 있다.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느냐? 적당히 덮고, 묻고, 시간을 끄는 정부와 여전히 잊자, 산 사람은 살아야지 하는 국민들의 관계가 지속되는 한 단언컨대 이 땅에 미래는 없다.

진상을 규명하자는 외침이 왜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이며, 세월호가 언제 정권의 발목을 잡았단 말인지 알 수 없다. 손을 뿌리치고 제일 먼저 배를 빠져나간 것은 다름 아닌 정부였다. 팬티 차림의 선장처럼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는 궁색한 변명으로 정치적 피난부터 한 것이 누구였는가, 묻고 싶다. 대통령에게 고한다. 당신은 정치적 수반으로서가 아니라 행정적 수반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는 말이 주가 되어선 안된다. 안행부이건 중대본이건 재난 컨트롤 타워는 어디라는 말이 주가 되어야 하며, 그 부서는 이 참사의 책임을 반드시 져야만 했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심지어 시간이 흐른 후 책임자들은 영전을 했다. 책임져야 할 이들이 영전을 하는 경우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 타워이거나, 세월호 참사가 단순 해상교통사고가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추모 공간으로 남은 교실 안산 단원고 2학년 교실은 거대한 추모 공간이다. 책상 위는 아이 잃은 부모와 친구들이 놓고 간 꽃다발로 가득 찼다. 살아남은 아이들은 지난해 겨울 2학년 2반 교실 한쪽에 먼저 간 친구들의 사진을 모아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만들었다.(오른쪽 사진) 2학년 7반 교실 벽면에는 ‘수도권 4년제 대학 안내지도’가 나붙었다. 2016년 수능을 함께 본 뒤 대학생활을 함께했으면 하는 ‘이루지 못한 꿈’이 담겨 있다. 7반 34명 중 올해 수능을 치르는 학생은 1명뿐이다.(왼쪽)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참사 직후 여당의 최고위원이 내뱉은 느닷없는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종북세력이 이를 계기로 정부 전복을 꾀할지 모르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리본을 달고 줄지어 서명을 받는 국민들과 프레임부터 짜고 보는 당신들 사이엔 애초부터 접점이 있을 수 없었다. 묻겠는데 단순 해상교통사고의 수습에 이념과 정치적 프레임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들에게 국민은 무엇인가. 또 당신들에게 이 국가는 무엇인가. 나는 묻고 싶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내가 품게 된 화두는 국가와 국민의 관계였다.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아마도 많은 이들이 나와 비슷한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나는 특히 국가가 행했어야 할 보상과 배상에 관해 추적해 보았고 이는 자연스레 유가족의 역사라는 또 다른 지형도를 그리게 된 계기가 되어주었다. 캘로 부대에서 천안함 사건 때의 금양호 유가족까지... 적어도 유가족의 역사만으로 따져본다면 이 나라가 정상적인 국가란 생각을 도저히 하려야 할 수가 없다. 예비 검속으로 희생된 사람들은 말해 뭐할 거며 국민방위군 사건에서 숱한 군대 내 의문사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덮고, 묻고, 잊어버린 역사는 너무나 많고 참담하다.

70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나는 생각한다. 덮은 자도, 묻은 자도, 또 잊어버린 자들도 다 같은 공범임을... 나는 생각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인가. 또 언제까지 덮고, 묻고, 잊으려 애쓸 것인가. ‘우라까이’와 ‘기리까이’(미안하지만 이보다 적확한 표현을 찾을 수 없다)로 이어갈 국가의 미래에 과연 무엇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 다시 돌아온 4월의 봄 앞에서 나는 숙연해진다.

지난 1년 우리가 얻은 역사의 진척이 있다면 광화문의 유가족들일 것이다. 그들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과 수모와 회유와 압박을 온몸으로 견뎠으며, 그럼에도 와해되지 않고 자신들의 힘으로 이 봄을 견인했다. 이것이 인간의 존엄이다. 겨우 돈이나 들고 나오는 당신들의 머리로는 납득하기 힘들겠지만 어떤 힘으로도 덮을 수 없는 인간의 존엄이고 위대함이다. 밤이 길수록 그들은 빛나고 항로가 없어도 그들은 길을 찾을 것이다.

죽은 아이들은 별이 되었다고 우리는 늘 말해왔다. 날씨 때문인지 혹은 황사 때문인지 한동안 별을 보지 못했다. 흐리고 불투명한 지금의 시계처럼 세월호의 항로는 여전히 캄캄하다.

그래, 1년이 되었구나. 저 희미한, 그러나 세세한 별들을 헤아리며 나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정말 자랑스러운 부모를 가졌다고... 또 이런 부모들의 밑에서 자랐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목이 메지만 봄이다, 그래 4월이다. 어떤 고통이 있더라도 다시 하늘을 우러러 저 별들을 헤아려야 할 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말이지

잊지 않겠다.
세월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 박민규는 누구

1968년 울산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장편소설 <지구영웅전설>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받아 등단했고, 그해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핑퐁>, 소설집 <카스테라> <더블> 등이 있다. 신동엽창작상, 이상·이효석·황순원 문학상을 수상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산문 ‘눈먼 자들의 국가’가 화제가 됐고, 동명의 산문집이 다른 작가들의 글과 묶여 출간됐다.



 

 

<출처 : 경향신문>

 

 

 

 

 

[새해 특별기고] <중앙일보>

 

 

 

 

오랫만에 막혔던 채증이 뚫리는 기분이다.

김훈이 벽두에 중앙일보에 쓴 칼럼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경향신문에 쓴 박민규의 칼럼.

1년이 지난 지금 세월호는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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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법에 의해 정부에서 만들어진 시행령에 문제가 있는가 보다.

진상을 규명할 조사단의 인적구성에 역으로 조사대상이 대거 포진해 실체적인 진상조사가 어렵다는 게,

눈가리고 아옹하고 있다는 게 유가족 측의 입장이다.

 

더군다나 종편에서 깔아주고 검찰출신 정치인이 날리는 뻐꾸기는 인양이 어렵다,

어려우니 국민적 합의를 거쳐 실행하자는 내용인데,

이 또한 안전의 문제를 돈의 문제로 치환하는 전형적인 물타기 논법일 공산이 큰듯하다.

 

어떻게든 새나라(?)당은 시행령을 통과시켜 진상조사에 고춧가루를 뿌릴 것이며,

인양 시기를 미루고 미루다 마지못해 인양하는 그림을 만든 후 선체를 난도질해서 인양하지 싶다.

선체에 남아 있는 진실을 은폐 또는 제거하기 위해서 말이다.

 

갈 길이 멀다, 벌써 1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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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2014)

8
감독
임순례
출연
박해일, 이경영, 유연석, 박원상, 류현경
정보
드라마 | 한국 | 113 분 | 201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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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자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공적 영역의 사유화를 고발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기술자인 스노든이든 정보분석병이던 매닝이든 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든,

그들이 한 내부고발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게 아니란 말이다.

사익화 되어가는 공익을 지킨다는 이유만으로도 보호 받을 이유는 충분하다.

제아무리 배신자라는 낙인을 찍어대도 말이다.


정부든 관변단체든 관련 업체든 많은 내부고발자가 나와야 할 이유다.

나라 꼴이 말이 아니잖은가.

그러고보면 '자기로부터의 혁명'을 설파하신 함석헌 선생의 뜻은,

어디어느 자리에서든 우리는 공범자일 수 있음을 잊지 말라는 것인갑다.




뱀발,

공교육의 실태를 비판하던 이가 학원광고에 나왔을 때,

어처구니 없었더랬다.

그거 외엔, 딴따라라는 정체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한 몇 안 되는 이가 그다.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를 참 많이도 흥얼거렸더랬는데.


소주 한 잔 올린다.











40년 전 10월24일 오전 9시, 동아일보 기자와 PD, 아나운서들은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박정희 유신정권의 서슬 퍼렇던 언론통제에 맞서 언론인들이 자유언론을 외치며 저항을 시작했던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뉴스타파는 다큐멘터리 『40년』을 통해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이후 40년이 지났지만 언론 자유가 여전히 억압되고 있는 현실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이하 동아투위) 해직 언론인과 이명박 정권 이후 해직된 언론인들의 증언을 통해 고발하고, 세대를 가로질러 이어지고 있는 자유언론 수호 투쟁의 의미를 짚어봅니다.







신해철20141028, 성유보 20141008.

新유신시대를 살고 있는 듯한 지금,

언론자유를 위해 평생을 바친 성유보 선생도 기억하길.


"내 정강이에 난 털 한 올을 뽑아 천하가 이롭게 된다하더라도 나는 이 털 한 올을 뽑지 않겠다"

-양주楊朱-


'국익'의 탈을 쓴 '사익'이 아닐지라도,

개개인의 자발적 동의가 없는 사회적 억압은 그 사회를 약하게만 할 뿐이다.

더군다나 국익의 탈을 쓴 사익이니 더 말해 무엇하리요.


오늘 뉴스 중 고대 총학선거 부정이 있던데,

사회도 준사회도 선거부정이 노골적이다.

이제 남은 건 부정축출 뿐.

바닥을 쳤으니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 하고 싶지만 아직 바닥인지는.

바닥이든 아니든, 오르든 내려가든 지금은 다신 오지 않을 테니 온전히 누리길.

그리고 기억하길.



이승만 부정선거 규탄 선봉 고대, 총학 부정선거로 시끌(노컷뉴스)

고려대 총학 선거 2주 앞두고.. '부정선거' 내부고발(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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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국가

저자
김애란, 김행숙, 김연수, 박민규, 진은영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4-10-06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이것은,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 ‘사건’이다.이것은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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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일째 '4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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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선생의 '현상만 모았을 뿐 진상이 아니다'란 문구가,

'우리가 눈을 뜨지 않으면 아이들이 눈을 못 감을 것'이라는 박민규 씨의 문구도,

손 앵커가 읽은 진은영 시인의 글귀 역시 먹먹하게 한다.

숨 쉬고 밥 먹고 똥 싼다고 다 사는 게 아닌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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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일째 '4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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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TV 세월호 가족대책위 호소, 141019

Posted by 한가해 기록방 : 2014. 10. 20. 13:30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외협력부위원장님이신 4반 동혁이어머님께서 호소하십니다. 

11월 1일 5시 청계광장에 함께해주십시오.








2014/09/17 - [책가방] -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 마르틴 니뮐러







11월 1일(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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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감사원 ‘마사지’에도 박 대통령 행적 여전히 의혹
2.그린왈드가 던진 화두...감시와 민주주의
3.원전 잠수사 올들어 3명 사망...물밑에서도 안전불감증
4.한번 자백하면 끝?... '보위사 여간첩' 무죄증거 외면한 대법원











법조든 언론이든 정치든,

거기에서 떨어지는 떡고물 주워먹는 시다라리든,

상층부의 이 끈끈한 카르텔이 삼권분립이고 정의고 민주주의고를 전부 파괴하는 상황이다.

장사치로밖에는 보이지 않는 자들에게 대의를 맡긴다는 게 파괴로까지 갈 수 있다는 건,

역사책에서나 배우는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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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3 언론도 '핵마피아'였다, 141011

Posted by 한가해 기록방 : 2014. 10. 11. 10:33






1.퀴즈에 드라마에...원전 홍보비 무차별 살포
2.기사 1건에 천만 원...핵마피아에 기생하는 신문
3.불법어업국 오명 언제까지?
4.세월호 항적 ‘사라진 29초’ 복원… “4초간 11도 변침”
5.참언론인 성유보 선생의 마지막 육성-“한사람의 열걸음 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이 중요”















반전반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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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한수원 출신 영입 46개 업체 중 78%가 원전납품 급증
2.“아직도 나는 한수원 본부장이다”
3.한체대 교수들 논문 날조해 혈세 수억 원 꿀꺽
4.간첩 증거조작...‘검사들 묵인 정황 드러나’
5.“사과 하지 않고는 죽을 수도 없었습니다.”










'낭중지추'란 말이 인재에 관한 고사성어지만,

숨길 수 없는 게 있기 마련이다.

조작하고 은폐한다고 있던 게 없어지지도 않거니와,

더 도드라지는 경우가 더 많다.

숨기려고 하면 할수록 말이다.


어제 지역에서 적정기술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고,

순환농법을 얘기하다 자발적 가난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여성 분도 만나 따스한 얘기도 들었다.

이런 분들 역시 낭중지추라 하면 욕 보이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다름은 인정해야 시작도 하는 것이니 차이만 알고 가는 걸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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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방사선 마피아’가 전기료 2천억 원을 드시는 방법
2.‘녹색건축 인증제’는 ‘교피아’의 블루오션?
3.신생 극우단체가 하루만에 유명해지는 법
4.[단독]국정원 위조 지시 드러난 초안 문건 입수
5.지리산에서 외치다… “잊지 않겠습니다.”














자신이 닭짓하면 부모까지 닭으로 욕 보이는 일인데.

자신이 한 말은 둘째치고 언제, 어디서 했는지도 모르는 이 아련한 슬픔.

독과점으로 욕망을 채우고 있는 불나방들과,

그 돈이 공짜 돈이라는 사고는 한국 내 팽배하고도 터질 듯하다.


오늘 간 영농조합 역시 '사회적 기업'이라는 간판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그것도 잠시잠깐 인건비 보조금의 혜택을 받을 뿐,

세금이 눈 먼 돈이긴 매일반.

농촌이 더 늦겠지, 도심을 탈출하는 이들이 느끼기엔.

지금 농촌은 도시만큼 상대적 박탈감에 허덕이는 참혹한 지옥.


오늘 만나뵌 6, 70대 어머니들의 푸념들이 도시가 아닌 농촌에서도 낯설지 않으니.

귀농귀촌이 도시에서 못 벌어 농촌에서 돈 벌려고 온다는 생각이 얼마나 웃긴지 하루 농삿일로 느끼길.

귀농은 모르겠으나, 농촌으로의 귀환은 도시에서의 소비패턴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하긴 농촌도 씀씀이가 예전 같지 않다.

물세 내는 것만으로도 도심 세금내는 것과 동일하다고 판단들 하시니.


이 노익장들의 씀씀이는 더 파악해봐야겠지만,

도시에 나가 있는 다 큰 자식들 뒷바라지를 아직도 하고 계시고,

손주들 오면 용돈이라도 몇 푼 더 쥐어주려는 셈 뿐이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고생은 정말 끝이 없는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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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6 서화숙 세월호 특강 ‘시민이여 독해지자’

서화숙 한국일보 선임기자가 세월호 사태를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독해지자’고 주문했다. 서화숙 기자는 지난 15일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상주되는 마음으로 함께 하자는 취지로 결성된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 모임’의 세월호 릴레이 강연, 강연자로 나서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끈기’를 꼽고는 “끝까지 함께하겠다, 끝까지 반드시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자세로 함께 가자며 이같이 주문했다.













잊지 않는다는 건 이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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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 마르틴 니뮐러

Posted by 한가해 책가방 : 2014. 9. 17. 20:07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



나치가 공산주의자를 잡아갔을 때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민주의자를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민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체포했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대인을 잡아갔을 때

나는 방관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나를 잡아갔을 때는 

항의할 수 있는

그 누구도 남아있지 않았다


 - 마르틴 니뮐러 Martin Niemoller







자유로부터의 도피(홍신사상신서 26)

저자
에리히 프롬 지음
출판사
홍신문화사 | 1991-07-0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1941년에 출간된 에리히 프롬의 대표작. 이 책은 유럽에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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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약해 빠져서 인간사회의 현실을 조망하는 철학을 용납하지 않았다.

주어진 자유가 두려워 도망가기 바빴고,

절대자에게 귀의하며 심리적 안정을 받았다.

그 나약함은 권력자의 복종을 당연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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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는 죽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 김동진

판사와 검사의 책무는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다. 선거에 의하여 다수의 지지를 얻은 정권은 때때로 힘에 의한 ‘패도정치(覇道政治)’를 추구한다. 소수의 권력자들이 국가의 핵심기능을 좌지우지하고, 법에 의한 통치가 아니라 권력자들의 마음 내키는 대로 통치를 하는 경우에는, 그것이 아무리 다수결의 선택이라고 하더라도 헌법정신의 한 축인 ‘법치주의(法治主義)’를 유린하는 것이다.

헌법이 판사와 검사의 독립성을 보장해 주면서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에 임하라”고 하는 준엄한 책무를 양 어깨에 지운 것은, 판사와 검사는 정치권력과 결탁하지 아니한 채 묵묵히 ‘정의실현(正義實現)’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대의명분이 전제돼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판사와 검사에게 ‘신뢰(信賴)’를 부여한다면, 우리들은 그것을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우리들의 심연(深淵)에 있는 출세욕, 재물욕, 공명심과 같은 인간으로서의 모든 사심(私心)을 떨쳐 버려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나는 대한민국의 법치주의가 죽어가는 상황을 보고 있다. 

2013년 9월부터 올해의 이 순간까지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현 정권은 ‘법치정치’가 아니라 ‘패도정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그런 과정에서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고군분투(孤軍奮鬪)한 소수의 양심적인 검사들을 모두 제거하였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에 관하여 의연하게 꿋꿋한 수사를 진행하였던 전임 검찰총장은 사생활의 스캔들이 꼬투리가 되어 정권에 의하여 축출되었다. 2013년 9월부터 10월까지 검사들을 비롯한 모든 법조인들은 공포심에 사로잡혀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밝히려고 했던 검사들은 모두 쫓겨났고, 오히려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덮으려는 입장의 공안부 소속 검사들이 국정원 댓글사건의 수사를 지휘하게 되었다. 한 마디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관련된 중요한 재판이 한 편의 ‘쇼(show)’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각종 언론은 이런 상황을 옹호하면서 나팔수 역할을 하였다. 내가 바라본 2013년의 가을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가 죽어가기 시작한 암울한 시기였다. 

2014년 4월 16일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였다. 당연히 구조됐어야 할 수많은 사람들이 어이없게 죽었다. 인명구조를 담당한 해경의 대응에 직무유기적인 형사책임의 요소가 있었으므로, 마땅히 그런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언론보도가 이루어져야 했고, 또한 검찰이 선장과 선원 등을 수사함에 있어서도 해경의 구조 담당자들을 아울러 수사했어야 했다. 

그런데 법치주의 정신에 입각해 보면 당연히 진행돼야 할 이러한 과정들이 정권에 의하여 차단이 되었고, 국민들은 현 정권이 뭔가를 은폐한다는 의혹을 품은 가운데 사태가 커지는 형국으로 전개되었다.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에서 현 정권이 승리하면서 이런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세월호 유족들은 아직도 민간기구(특별조사위원회)에게 수사권과 공소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는 어제 국정원 댓글 판결을 선고하였다.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에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정치개입’을 한 것은 맞지만, ‘선거개입’을 한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공직선거에 관한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리고 위법적인 개입행위에 관하여 말로는 엄벌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동기참작 등의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슬쩍 집행유예로 끝내 버렸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판결문을 찾아 출력한 다음 퇴근시간 이후에 사무실에서 정독을 하였다. 판결문은 204쪽에 걸친 장문(長文)인데, 주로 개별적인 증거들의 취사선택에 관하여 장황하게 적혀 있고, 행위책임을 강조한다는 원론적인 선언이 군데군데 눈에 띄며,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선거개입의 목적』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공직선거법위반죄를 무죄로 선고하였다. 

판결문을 모두 읽은 후에, 나는 이런 의문이 생겼다.

(1) 2012년은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해인데, 원세훈 국정원장의 계속적인 지시 아래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인 댓글공작을 했다면, 그것은 ‘정치개입’인 동시에 ‘선거개입’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도대체 ‘선거개입’과 관련이 없는 ‘정치개입’이라는 것은 뭘 말하는 것일까? 이렇게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형식논리가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것일까? ... 이것은 궤변이다!

(2) 판결문의 표현을 떠나서 재판장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에 따라 독백을 할 때, 정말로 그렇게 생각할까? 『원세훈 국정원장에게 선거개입의 목적이 없었다니...』 허허~~ 헛웃음이 나온다.

(3) 재판장은 판결의 결론을 왜 이렇게 내렸을까? 국정원법위반죄가 유죄임에도 불구하고 원세훈 국정원장에 대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하였으니, 실질적인 처벌은 없는 셈이다.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해에 국정원장이 정치적 중립의무를 저버리고 커다란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처리해도 되는 것인가? 이 판결은 ‘정의(正意)’를 위한 판결일까? 그렇지 않으면, 재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심사를 목전에 앞두고 입신영달(立身榮達)에 중점을 둔 ‘사심(私心)’이 가득한 판결일까? ...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다시 돌아와서, 판사님들과 법원 가족들에게 고사 성어 하나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중국의 고사 성어에는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말이 있다.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진시황이 죽은 후 환관 조고는 권력을 잡고서 허수아비 왕 호해에게 사슴(鹿)을 바치면서 “말(馬)입니다.”라고 말했다. 왕인 호해는 “왜 사슴을 가리키면서 말이라고 합니까?”라고 말하며 신하들에게 물어보았는데, 대부분의 신하들이 조고의 편을 들면서 “말이 맞습니다.”라고 말했다. 단지, 몇 명의 신하들만이 “말이 아니라 사슴입니다.”라고 진실을 말했는데, 환관 조고는 나중에 진실을 말했던 그 신하들을 모두 죽여 버렸다.

한 마디로 말하겠다. 나는 어제 있었던 서울중앙지법의 국정원 댓글판결은 『지록위마(指鹿爲馬)의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국정원이 2012년 당시 대통령선거에 대하여 불법적인 개입행위를 했던 점들은 객관적으로 낱낱이 드러났고, 삼척동자도 다 아는 자명(自明)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명백한 범죄사실에 대하여 담당 재판부만 “선거개입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것이 지록위마가 아니면 무엇인가? 담당 재판부는 ‘사슴’을 가리키면서 ‘말’이라고 말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사법시스템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2013년에 형사정책연구원이 성인남녀 17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법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3%가 “돈과 권력이 많으면 법을 위반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분쟁을 해결하는 데 유용한 수단으로 “법(法)”을 꼽은 응답자는 43%로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3년 전에 전국의 성인남녀 2937명을 대상으로 한 법률소비자연맹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2%가 “법을 지키면 손해”라고 대답해 법치주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4. 3. 26.자 세계일보 참조).

사법부가 국민들의 상식과 순리에 어긋나는 『지록위마의 판결』을 할 때마다, 국민들은 절망한다. 지인들은 나에게 말하기를 “제발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국민들은 더 큰 “뭔가”를 원하는 것도 아니다. 제발 상식과 순리가 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 논어에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말이 있다. 신뢰가 없는 곳에는 국가가 존립할 수 없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나는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에 여당/야당 중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았다. 누군가 “편 가르기” 풍조에 입각하여 나를 향하여 “좌익판사”라고 매도한다면, 그러한 편견은 정중히 사양하겠다. 나는 판사로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몰락에 관하여 말하고자 할 뿐이다. ... 법치주의 수호는 판사에게 주어진 헌법상의 책무이다!!!



2014. 9. 11










指鹿爲馬.

입신영달을 위해 거짓도 서슴치 않는 위정자들에게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상식을 얘기하기 힘든 건 아비 때나 그 딸 때나 매일반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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