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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9-10 부산 영도 봉래동 한진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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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가해 2011. 7. 1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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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전에 약속된 일정이 있었기에 토욜 오전까지 고민고민했다.
1차 희망버스를 아프리카나 트윗으로 보면서, 2차는 꼭 가야겠다는 나름의 의지를 키웠던 건데...
불안했다.
또 하나의 열사를 만드는 게 아닐까, 속으로 조마조마했다.
희망버스는 지나갔고, 부랴부랴 기차를 알아보고 내려갔다.

낙동강의 흙탕물은 둘째치고 범람이 위험한 수위였다.
하염없이 내리는 빗속에서 가족단위 동지들이 얼마나 힘들어할까, 괜한 걱정도 했다, 기우였다.
내리는 빗물은 그닥 변수로 작용하질 못했다. 그만큼 의지가 확고했다.
부산민예총, B-Boy, 3호선 버터플라이, 노찾사까지.
우산을 접고 춤을 추고나 구호를 외치는 희망버스 승객들은 일당백 자체였다.

9시반이 지나 전경이 가로막은 차도로 진입해 시간반 가량 걸어 영도 봉래동까지 진출했다.
간혹 크락숀을 울리는 치들도 있었지만,
호기심에 쳐다보는 시민들도 많았다.
완벽한 고립 속에서 이만큼의 성과를 이루었다는 건 정부도 어찌못할 소셜네트워크의 힘일 것이다.

많은 비가 내렸고 그 비는 모인 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했고 갖은 퍼포먼스로 보답했다.
여러 의견을 조율할 집국은 없는 상태이고 길을 인도할 안내원만 존재한 그날은.
갖은 악조건 속에서도 별무리 없는 행진이었다.

영도대교를 지나 뒤따라오는 장애인동지들을 기다리기 위한 멈춤은 영도경찰서 앞.
우연치고는 참. ㅋㅋ
20분 정도의 기다림이 끝나고 정말 고대하고 고대하던 김진숙 지도위원을 본다는 기대에 다들 발걸음도 가볍게,
목청도 드높게 행진을 시작했다. 그 비를 맞으며.

해동병원 넘어 경찰은 바리케이트를 쳤고,
현재 시각 11시부터 3시까지 대치.
이모저모 뚫기 위해 각개약진했으나 각개격파 당했고.
잠깐의 리액션에 넉다운 당한 희망버스는 스잔한 패잔병 포스를 민망히 내뿜었다.

여기저기 텐트가 쳐지고 바닥에 깔개를 깔면서 피곤을 달래는 이들이 나오고.
허기진 배를 컵라면으로 달래며 소주를 드는 이들도 나왔다.
오합지졸인 희망버스를 경찰들도 건들지 않았고, 자신들도 교대에 교대를 거듭하다 일부를 퇴각시켰다.

자유발언과 공연으로 동이 터왔고,
7시반이 못되어 폭력경찰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이 있었다.
그 이후로 비구름은 개었고 태양의 기세는 점점 거세졌다.
가대위 분들의 희망엽서 보급투쟁(?)에 격하게 눈물이 흘렀고,
종이배를 붙인 희망엽서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보급품을 보낼 때도 종이배를 만들어 붙여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싶었다.

2차의 김진숙 지도위원 상봉은 실패로 돌아갔으나,
더 많은 분들이 3차를 기다리는 환경을 만들었고,
파이를 버린 우리가 저 차벽을 넘을 수 있는 건 오직 상상을 초월한 쪽수가 아닐까 생각도 해봤다.
피곤으로 내릴 역을 놓치지지 않을까 초조했으나,
체력은 곧 충전될 것이니 3차를 다시 준비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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