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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이 일하기 싫다, 정승 같이 쓰고 싶지도 않구

그림방

by 한가해 2012. 1. 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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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김 공장을 할 땐 겨울,
11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장장 3개월하고 보름 동안 설 명절 빼곤 24시간 풀로 기계를 가동하곤 했는데,
생산 뿐 아니라 판매와 자재구매도 책임지어야 할 아버지가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12시간을 맡으셨고,
생산만 하면 될 저녁 7시부터 아침 7시까지를 내가 맡았다.
그 덕에 아버지께선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셨다.
사람이 버틸 수 있는 레벨의 일을 해야하는데 아주 죽을 맛이었다.

이제는 조미김 공장으로 일년 내내 작업을 하는 일이다.
근데, 이건 추석 설 양 명절에 치어 죽는 게 특징.
전체 연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명절 특수가 사람 잡는다.
자는 시간 빼곤 밥 먹을 시간도 허락되지 않는다.
뭐, 전반적인 일을 챙기는 관리자 급이 없기 때문도 있지만,
생산을 담당하는 이들도 컨베이어 앞에 앉아 오줌 쌀 형편도 안 된다.

밀려드는 주문을 미리 예측할 수 없기에 먼저 만들어 놓는 것도 어느 정도.
예전 예측 오판으로 쌩고생하며 만들어 놓은 걸 푸드뱅크에 헌납했던 일도.
욕심을 덜 부리면 되지 않겠냐 하지만 그것도 말이 쉽지,
이번만 하고 말 거 아니면 쉽게 거절하기도 어렵다.

지역 생협과 미팅도 설 이후로 미뤘고,
일본 수출 바이어와의 일도 설 이후로 미뤘다.
머리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서류 챙기고 영문으로 시험성적서 발부도 해야하지만 그럴 여력이 지금 없다.

마른김 때보단 천배는 쉬운 듯한데,
그만큼 머리는 복잡하다.
명절 선물말구 평소에 찾아주는 센스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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