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과 청각이, 또는 후각이나 촉각이 매치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91년 하면 최루탄 냄새가 떠오르는 것마냥 그 시기 태백산맥을 잡고 있을 때 몇 집인지는 모르지만,
여성보컬의 '나뭇가지 위에 앉은~'♬ 하는 대목과 남성보컬의 '이렇게 비가 내린 날에~'♬이 떠오른다.
태백산맥을 하면 하대치와 그들이 뛰었던 지리산 산길에 꼭 이 노래가 살포시 깔린다.
뭐 나만 갖고 있는 경험의 소산이다.
학교에 여행스케치가 대동제 공연하느라 온 적이 있었는데, 나 역시 공연준비하느라 보질 못해 참 아쉽게 생각한다.
그 음악이 담긴 테잎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뮤직소다에서 발행한 무료다운 쿠폰이 있는데, 한 달간 음악감상 무료란다.
근데, 1분만 듣게 만든 곡들이 몇몇 있는데 그러지들 말자.
1분이면 니들은 충분할지 몰라도 엔딩까지 가야 필이 오는 나 같은 놈들도 있거든.
여튼 태백산맥을 주기적으로 잡았었는데, 올 여름 이병주의 지리산을 읽을 때 역시 여행스케치 노래를 들을까 한다.
두근거림과 설레임이 강하던 그 시절은 지났지만, 멜로디가 주는 푸근함은 여전하리라 믿기 때문이다.
괜찮은, 아주 괜찮은 궁합이다, 나에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