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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놀이

음악방

by 한가해 2008. 6. 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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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4살. 이름 성현. 아래로 돌지난 동생이 있다.
장소는 동생 돌잔치하는 곳으로 삼년 전에 자신 역시 여기서 돌잔치를 했다.
당시의 상황을 스케치해보면 자신보다 큰 옷을 입고 아장아장 걷는 폼과 숱이 드문,
그러나 긴 얇디 얇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돌아다녔다.
내가 보기엔 오랑우탄 같았으나 부모라는 사람들은 입이 찢어지고 있었다.
아마 기억에는 없을게다. 삼 년 전 일이니까 기억하고 있으려나? 에이 아니겠지.

누군가 사준 의사 왕진가방 장난감을 들고 반나절을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수줍음이 많아선지 아직은 몇몇 친한 사람 외엔 과도한 감정표현을 하지 않는다.
왕진가방을 열어보니 참, 가관이다.
청진기, 주사기, 혈압계, 치과의사용 거울, 시력측정안경 등이 있었다.
아무리 아이들 의사만드는 프로젝트에 혈안이라지만 상술도 이만하면 짜증지대루다.

아무튼 자주 얼굴 볼 일이 없어 친해졌다가도 서먹해지는 관계인데,
이젠 조금씩 삼촌이 기억에 남아 있나보다.
재밌게 놀았던 놀이를 잊지 않고 하자고 그러는 걸 보면.
음식이 깔린 뷔페에서 할 놀이는 아니기에 왕진가방을 들고 의사놀이를 했다.
난 간호사가 되어 만만한 사람들한테 데려가 주사 놔주라고 일러주는 일이 고작이지만,
짜식 좋단다.

제 새끼만 귀엽고 제 새끼에겐 좋은 것만 줄려는 부모들을 보며 자기 배 아퍼서 낳았으니 그러는 거 이해한다.
 오죽하랴. 그래두 '속물'스럽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좀 지나치게 치우치진 않았음 좋겠구,
자기 새끼 잘 되라고 '커서 ~되라'식의 말은 아이들한테 직접적으로 안 했음 한다.
건강한 사고로 신체 건강하게 크는 걸로 만족하는 부모가 됐음 좋겠는데.
건강한 신체와 똑똑한 머리만을 위해 아이들 닥달하느니 건강한 사고 갖도록 조력자로 노력하자.
그게 내 새끼든 남의 새끼든 상관말고 사회의 어른이라면 누구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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